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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 가정법원에서 도장 찍고 나오면 이혼 끝~ 아닌가요?
사람들은 흔히 이혼할 때 ‘이혼 도장을 찍는다’는 표현을 하는데요.
과연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것만으로 이혼이 성립될까요?
아니면 어떤 행위를 해야만 법적으로 확실하게 이혼이 성립되는 걸까요?
협의이혼 절차
먼저 협의이혼 절차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부부 당사자간 이혼하기로 협의한다.
- 둘째, 관할법원에 가서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을 한다(서류 제출).
- 셋째, 숙려기간(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3개월/없으면 1개월)을 거친다.
- 넷째, 지정된 날짜에 법원에 출석하여 확인서를 수령한다.
- 다섯째, 확인서를 받고 3개월 내에 관할관청(구청/읍면사무소)에 이혼신고를 한다.
관련글 : 협의이혼 절차 및 제출서류, 이혼신고시 필요한 서류
실제 사건을 알아보자
그렇다면 실제 사건(익명처리 및 재구성되었음)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김정훈(가명) 씨와 이지은(가명) 씨는 결혼 18년만에 서로 이혼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 부부는 가정법원에서 이혼의사 확인서를 받았고,
이지은 씨가 구청에 가서 이혼신고를 하려고 하였는데 갑자기 김정훈 씨는 갑자기 마음을 바꿔 이혼을 하지 말자며 이혼신고를 거부하였습니다.
그러자 이지은 씨는 김정훈 씨의 동의 없이 이혼신고서에 김정훈 명의로 서명을 하고 이혼신고서를 구청에 제출하였습니다.
뒤늦게 이혼신고가 된 것을 알게 된 김정훈 씨는 이지은 씨를 상대로 이혼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협의상 이혼은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것이고, 위 신고는 당사자 쌍방과 성년자인 증인 2인의 연서한 서면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며, 부부가 이혼하기로 협의하고 가정법원의 협의이 혼의사확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협의이혼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는 부부의 일방이 언제든지 협의이혼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인 바,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이혼의사를 철회하였음에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이혼신고를 한 것으로 이러한 이혼신고는 무효라고 할 것
부산가정법원 2014드단XXXXXX 사건 판결문 중 발췌
사건의 결론 – 이혼신고 전에 이혼의사를 철회하였다면 그 후 이루어진 이혼신고는 무효
결국, 부부 당사자가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법원으로부터 이혼의사 확인서를 교부받았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관할관청에 이혼신고를 하기 전에 부부 일방이 이혼의사를 철회하였다면 협의이혼은 성립되지 않은 것이고, 그 후에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 동의 없이 이혼신고를 하였다면 그 이혼신고는 무효가 됩니다.
이 사건의 시사점 – 이혼신고의 중요성
우리가 여기서 배울 점은, 협의이혼의 법적 효력이 발생하려면 관할관청에 이혼신고를 완료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혼신고를 마치기 전에 부부 일방이 이혼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꿨을 경우 협의이혼의 효력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을 바꾼 김정훈 씨가 이혼신고서에 도장을 찍을 리가 없기 때문이죠.